사람 사는 이야기
<이찬석의 詩와 人生, 그리고 世上>
 
이찬석 본지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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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절의 얘기이다. 

수돗물 틀어 놓고 목을 적시다가
눈물이 콸콸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타들어 가는 목을 적시려고
몇 모금의 물만
벌컥 벌컥 들이켰을 뿐인데……
나는 꼭지에서 입을 때지 못하고
한참을 그리 울었다. 

목을 적시는 그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이놈도 먹고 저놈도 먹고
먹고 뱉고 씻고 하는 고작해야
흔하디 흔한 물이
행복의 절정에 도달 하게하고
나를 울도록 한 것이다.

사람 사는 게 이렇게 별거 아니고
바라고 갖고자 하는 게 또한 별거 아니다. 

작은 것을 가지면 이건 아닌 듯이
절레절레 고개 저으며
더 큰 것을 요구 하는 게
대개의 인심인데
작은 것이 행복의 기초를 닦는
단단한 돌이 된다. 

조금은 어린 시절의 얘기다만
어둠이 까만 분칠을 한 채
별빛 무등 을 타고
소리 없이 다시 돌아 와 주ㅡ던 날
겨울 센 바람 에 지붕이 내려 앉아
발을 동동 구르는 어머니 치맛자락에
고개 숙여 숨어들다가
그 따스한 채취에 오삼 아삼 살아가는
나무판자 집이 아작 난지를 모르고
까르르 웃다가 천년 잠에 빠져 버렸다.

다시 또 청년시절
훤히 하늘이 보이는 다락방에
이부자리를 깔아 놓고
별을 어루만지며 누웠다. 

물 한 모금에 감사하며
울던 때를 떠올리다가
나는 다시 운다. 

별것 아닌 지난 추억이
너무나 행복하게 다가와
어루만져 주기 때문이다.



 이찬석(한울문학 등단 시인)



기사입력: 2012/02/28 [18:08]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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