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해바라기 전쟁-⑦
맹주상 시인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 선물
 
작가/시인 여울 맹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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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 속 곤충과 동물들>

 *뚱보: 세 갈래 중에 가장 뚱뚱한 소나무.

 *키다리: 세 갈래 중에 가장 키가 큰 소나무.

 *이쁜이: 세 갈래 중에 가장 허리가 예쁜 소나무.

 *미도: 머루골 두더지 왕초, 의협심이 강하고 의견 수렴을 잘하며 일에 대한 탁월한 추진력을 지니고 있음.

 *구드: 조내골 두더지 왕초, 땅굴 수로와 서커스 공연 의견을 냄.

 *뤼드: 어둔골 두더지 왕초.

 *소토: 얼음골 두더지 왕초, 폭우로 어린 딸을 잃었으며 아주 풍부한 생각을 지니고 있음.

 *도니: 불개미 왕초 ↘

 *라보: 굼벵이 왕초 → 으름, 다래, 머루나무들의 음모에 동참하고 세 갈래 소나무를 습격함.

 *자멜: 하늘소 대장 ↗

 *로만: 약은 다람쥐 왕초로 공연장을 만들어 주고 두더지들이 도토리 저장창고를 짓게 함

 *루이: 얼음골 재간이 뛰어난 산토끼, 서커스 공연의 사회를 맡음.

 *지돈: 조내골 개미 가수 ↘

 *호빈: 얼음골 굼벵이 가수 → 이들은 쓰리테너로 세 갈래 소나무를 습격하여 새집을 짓는 것을 반대함.

 *레미: 머루골 하늘소 가수 ↗

 *지즈: 아름다운 금색 털을 가진 고양이 가수로 아주 거만한 동물임.

 *푸카: 아프리카에서 초대 받고 온 원숭이로 서커스 공연에서 동물구조시범을 실제상황에서 보임.

 *토벤: 예리한 감성과 눈빛을 지닌 노루로서 서커스 공연 악단의 지휘자임.

 

●죽음을 위한 분장

드디어 땅굴 수로가 완성되었어요. 공연장 계곡 무대 뒤쪽에 숨겨진 큰 땅굴 수로 구멍이 상류 머루골 큰 시냇가까지 지하로 연결되었어요.

두더지들은 큰 가죽 포대로 그 냇가 구멍을 단단히 막아 놓았어요.

그리고 무대 쪽 수로 출구는 큰 천들로 가려져 있었기에 공연장 어느 곳에서도 그 구멍을 쉽게 발견할 수가 없었어요. 지금까지 다람쥐들조차도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두더지들은 개미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들에게만 물을 쏟아 부어 숲 속에서 몰아내기 위하여 교묘하게 관람석 자리배치를 하였어요.

무대 앞쪽 큰 관람석에 개미와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들을 앉게 하고 다른 곤충들과 동물들은 높은 양쪽 계곡에 만든 4층 관람석에 나누어 앉게 하기로 하였어요.

이미 그들은 초대장에 그 지정된 좌석번호를 적어 놓았어요.

공연을 며칠 앞두고 많은 비가 내렸어요.

계곡의 물은 점점 불어나 머루골 상류 시냇가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물이 가득 고여 있었어요.

세 갈래 소나무는 참나무의 침침한 그늘 속에서 해님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지 못해 탈진해 있었어요.

그리고 수만 마리 개미와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 떼가 살을 파먹고 있었기에 온몸이 찢어지는 듯 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어요.

거기다가 으름나무가 그 목을 꽉 조이고 있었기에 소리조차 크게 지를 수가 없었어요.

소나무가 기어들어가는 듯한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으름아 제발 내 목 좀 풀어 줘.”

“목을 풀어 달라고!”

“그래, 제발.”

“쓴물만 토해내는 그 몸뚱이 갖고 살아서 무엇하게. 나도 너의 더러운 몸뚱이에 붙어 있고 싶지 않아. 하지만 네놈이 죽을 때까지는 어쩔 수 없어.”

“그럼 나를 죽이려고 올라왔단 말이냐.”

“미련한 소나무야, 그걸 오늘에서야 알았냐? 네가 빨리 죽어야 참나무한테 단물을 얻어먹지.”

“단물이라고? 참나무한테서!”

“그 옛날 네가 아주 어릴 때 몇 달간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나 역시 목이 타는 듯한 갈증에 시달릴 때도 나는 몸속의 피까지 빼내어 너를 살렸었다.”

“그런 소린 집어치워. 요즘엔 쓴물만 먹다보니 몸에 병이 난 것 같다고.”

으름나무는 오직 참나무한테 얻어먹을 그 단물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두더지들은 땅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으름 다래 머루나무 뿌리들을 거의 다 찾아내어 끊었어요.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두더지들이 땅 속에서 그 뿌리들을 끊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소나무 목을 조이고 있었어요.

마침내 공연날이 밝았어요.

이른 아침부터 다람쥐들과 숲 속 동물들은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어요.

저녁이 오기 전에 그들은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기에 다람쥐 왕초 로만의 빈틈없는 지휘 하에 마무리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 공연의 사회자는 재간이 뛰어난 얼음골 산토끼 루이가 선출되었어요.

사회자인 얼음골 산토끼 루이는 분홍색 나비넥타이를 하고 검은 턱시도를 입었어요.

그리고 마술사가 쓰는 모자까지 썼는데 그 바람에 양쪽 큰 귀가 얼굴에 착 붙어 내려와 있었어요.

신발은 코가 뾰족한 하얀색 장화를 신고 손에는 하얀 장갑을 끼었는데 서커스 공연 사회자답게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아주 품위있는 차림새였어요.

“오늘 공연 스케줄이 최종 결정되었는데 초대장에 쓰인 그것과 큰 변동은 없군.”

사회자인 얼음골 산토끼 루이가 공연 스케줄을 자세히 읽어 보면서 다람쥐 왕초 로만에게 말했어요.

다람쥐 왕초 로만은 지하 두더지 분장실에서 공연 배우들의 옷과 외발자전거 등 모든 것을 하나씩 점검하고 있었어요.

서커스 공연에 잘 어울리게 그 옷들도 아주 화려하게 준비되었어요.

다람쥐 배우들의 머리에는 모자 대신 태극 문양의 하얀 띠를 두르고 그 긴 꼬리 끝에는 노란 야광 방울까지 달았어요. 재주를 부릴 때마다 굉장히 아름다운 빛이 나고 소리가 들렸어요.

그리고 위아래가 하나로 된 옷의 등과 가슴에는 노란색 바탕에 태극 문양이 박혀 있었어요.

신발은 아주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얇은 빨간색이었는데 굉장히 가볍게 보였어요.

거기다가 종아리와 팔목에는 반짝거리는 금빛 밴드를 찼어요.

두더지 전문 분장가 수십 명이 다람쥐 배우들을 위해 온 정신을 다 쏟고 있었어요.

물론 다른 동물들과 곤충들도 그곳에서 분장을 하고 있었어요.

그 공연 배우들 중에는 아주 덕이 많고 목소리가 환상적인 나이 많은 조내골 개미 지돈과 얼음골 굼벵이 호빈 그리고 머루골 하늘소 레미도 있었어요.

이들은 세 갈래 소나무를 습격하여 새집을 짓는 것을 반대했던 곤충들이었어요.

이들은 쓰리 테너로 멋진 노래를 부르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 노래는 ‘별은 빛나는데’ 이었어요.

오페라 가수답게 모두 검은색 정장을 하고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나비넥타이를 하고 있었어요.

방아깨비와 여치들도 있었어요. 그들은 무대 뒤에서 춤출 백댄서들이었어요.

최고의 춤꾼답게 로봇춤을 추기 위해 다리와 팔에는 갖가지 원색으로 칠을 하였어요.

그들은 진짜 로봇들이 모여 춤추는 것처럼 모든 손과 발동작이 하나 같았어요.

그런데 그 춤꾼들 앞에서 노래할 가수는 바로 금색 털을 자랑하는 고양이 지즈였어요.

지즈는 긴 수염을 빨강 파랑 노랑 초록색으로 칠했어요.

그러나 너무 아름다운 금색 털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수염 말고는 다른 분장은 하지 않았어요.

그가 부를 노래는 ‘봄빛을 안던 날’이었어요. 그 노래는 공연장에서 듣는 게 좋겠지요.

배우들 중에는 먼 아프리카에서 온 초대 손님 원숭이 푸카도 있었어요.

그는 다람쥐들 공연이 끝나면 줄을 타고 이쪽저쪽 계곡을 왔다갔다하며 위험에 빠진 동물들을 구출하는 시범 공연을 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 원숭이는 통역관인 너구리 후스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아프리카 말을 하고 있었어요.

다른 한쪽에서는 산토끼 합창단과 그 아래 연주자들이 열심히 호흡을 맞추며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지휘자인 노루 토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지휘봉을 힘있게 흔들며 예리한 눈빛으로 그 연주자들에게 사인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들은 모두 검은색 정장을 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어요.

숲 속의 동물들과 곤충들 중에서 재주가 뛰어난 대원들로 구성된 악단은 비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만큼이나 웅장하고 그 소리는 주옥 같았어요.

<계속>

기사입력: 2011/12/19 [21:55]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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