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해바라기 전쟁-⑥
맹주상 시인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 선물
 
작가/시인 여울 맹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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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 속 곤충과 동물들>

 *뚱보: 세 갈래 중에 가장 뚱뚱한 소나무.

 *키다리: 세 갈래 중에 가장 키가 큰 소나무.

 *이쁜이: 세 갈래 중에 가장 허리가 예쁜 소나무.

 *미도: 머루골 두더지 왕초, 의협심이 강하고 의견 수렴을 잘하며 일에 대한 탁월한 추진력을 지니고 있음.

 *구드: 조내골 두더지 왕초, 땅굴 수로와 서커스 공연 의견을 냄.

 *뤼드: 어둔골 두더지 왕초.

 *소토: 얼음골 두더지 왕초, 폭우로 어린 딸을 잃었으며 아주 풍부한 생각을 지니고 있음.

 *도니: 불개미 왕초 ↘

 *라보: 굼벵이 왕초 → 으름, 다래, 머루나무들의 음모에 동참하고 세 갈래 소나무를 습격함.

 *자멜: 하늘소 대장 ↗

 *로만: 약은 다람쥐 왕초로 공연장을 만들어 주고 두더지들이 도토리 저장창고를 짓게 함

 *루이: 얼음골 재간이 뛰어난 산토끼, 서커스 공연의 사회를 맡음.

 *지돈: 조내골 개미 가수 ↘

 *호빈: 얼음골 굼벵이 가수 → 이들은 쓰리테너로 세 갈래 소나무를 습격하여 새집을 짓는 것을 반대함.

 *레미: 머루골 하늘소 가수 ↗

 *지즈: 아름다운 금색 털을 가진 고양이 가수로 아주 거만한 동물임.

 *푸카: 아프리카에서 초대 받고 온 원숭이로 서커스 공연에서 동물구조시범을 실제상황에서 보임.

 *토벤: 예리한 감성과 눈빛을 지닌 노루로서 서커스 공연 악단의 지휘자임.

 

●다람쥐들의 합창

그러는 동안 으름 머루 다래나무들이 소나무 목까지 타고 올라갔어요.

많은 나무들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처럼 푸른 손들을 하늘에 빼곡히 올리고 해님이 주는 음식을 서로 받아먹으려고 아우성이었어요.

그렇게 이른 봄부터 세 갈래 소나무는 그 손 그늘에 가려져 해님이 주는 음식을 잘 받아먹을 수가 없었어요. 세 갈래 소나무는 너무 배가 고파 쓰러질 지경이었어요.

으름 머루 다래나무들이 그의 몸을 칭칭 감아가며 올라오자 소나무가 힘없이 말했어요.

“너희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지?”

“그동안 소나무님이 주시는 단물을 먹고 살아 왔는데 요즘엔 아주 고약한 쓴물만 주시길래 어디 몸이라도 편찮으신 건 아닌가 궁금해서 올라왔어요.”

“고맙구나. 너희들도 지금 보다시피 우린 해님이 주는 음식을 다른 나무들한테 다 빼앗기고 거의 굶고 있단다. 미안하구나. 쓴물만 주어서.”

으름나무는 소나무의 목을 안아주는 척하면서 뱀처럼 생긴 긴 몸뚱이로 돌돌 감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다래 머루나무는 새손이 올라오는 곳으로 가까이 갔어요.

소나무는 으름나무가 목을 칭칭 감고 있었지만 그가 너무 반가워서 그러는 줄 알았어요.

개미와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는 으름나무가 소나무의 목을 칭칭 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때가 왔다는 듯이 수만 마리가 떼를 지어 소나무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그것을 지켜본 참나무는 해님이 주는 맛있는 봄 음식을 튼튼한 손으로 가로채어 받아먹으며 소나무가 빨리 죽기만을 바라고 있었어요.

소나무는 으름나무가 목을 자꾸만 조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으름아, 목을 좀 풀어줄 수 없겠니? 너무 아프고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구나.”

“아래를 내려다보니 자꾸만 현기증이 나서요. 그래서 소나무님 목을 꼭 잡고 있는 것 뿐이에요.”

으름나무는 무섭다고 능청을 떨면서 점점 세게 소나무의 목을 조이고 있었어요.

어느 새 여름이 가까이 오고 있었어요.

가끔씩 숲 속에 내리는 빗줄기도 굵어지고 시냇물은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듯 큰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어요.

개미들과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는 소나무가 있는 곳 가까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들은 장마가 오기 전에 새집을 지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어요.

그때 개미와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는 두꺼운 소나무 껍질에 올라타고는 구멍을 뚫기 시작했어요. 소나무는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하지만 그들은 소나무가 울부짖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날카로운 이빨로 살점을 뜯어 먹으며 집을 짓기 시작했어요.

소나무는 악몽을 꾸듯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고 있었어요.

많은 나무들이 그를 가리고 있었기에 새들조차도 소나무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어요.

드디어 다람쥐들이 공연장 무대 위 가파른 계곡에 긴 외줄을 거는데 성공했어요.

그들은 큰 환호성을 올리며 다람쥐 왕초 로만을 하늘 높이 헹가리를 치고 있었어요.

“브라보! 우리의 멋진 재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저 높은 외줄을 보라고. 그리고 무대도 너무 훌륭하잖아!”

“어디 그뿐인가. 좋은 겨울 창고까지 생겼으니 정말 최고로 기쁜 날이지!”

“맞아, 별이 빛나는 여름밤 우린 꿈이 아닌 진짜 멋진 밤의 주인공이 되어 저 외줄을 폼나게 타겠지!”

다람쥐들만 기쁜 게 아니었어요. 두더지들도 이 소식을 듣고는 땅 속에서 바윗돌이 흔들릴 만큼 큰 목소리로 기쁨에 가득 찬 환희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땅굴 수로 공사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기에 더욱 기뻤어요.

그래서 다람쥐 왕초 로만과 하루빨리 상의하여 공연 날짜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람쥐들도 빨리 공연에 참여하여 큰 인기를 얻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다람쥐들은 무대 바로 아래 계곡 양편에 4층으로 된 관람석을 웅장하게 완성해 놓고는 머루골 두더지 왕초 미도를 찾아 갔어요.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모두 끝난 것 같네. 무대는 물론 높은 계곡에 튼튼한 외줄을 걸었고, 양쪽 무대 앞 계곡에 멋진 관람석까지 만들어 놓았네.”

“그래 아주 훌륭한 공연장이야. 우리 두더지들도 자네들 겨울 창고를 다 지었다네.

앞으로는 자네들 음식이 부패하거나 도둑을 맞지 않을 걸세.”

그들은 서로가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는 너무 기뻐 얼싸안고 춤을 추었어요.

“그런데 언제 공연을 하지?”

다람쥐 왕초 로만은 공연날을 빨리 잡고 싶었어요.

“오늘이 6월 중순이니 6월 30일로 정하는 게 어떨까? 계곡에 물도 많이 불어나 물소리도 아름다울테니 말이야.”

“좋고말고! 6월 30일이라, 그럼 오늘부터 초대장을 만들어 숲 속의 모든 동물들과 곤충들에게 보내야 되겠네.”

“경품도 아주 푸짐하게 걸어놓고 숲 속 마을 곳곳에 큰 현수막도 걸자고.”

다람쥐들은 너무 기뻐 두더지들로부터 받은 초대장을 단숨에 집집마다 돌리고 큰 현수막을 동물들과 곤충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걸었어요.

특히 개미와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가 많이 살고 있는 세 갈래 소나무에는 특별히 많은 다람쥐를 파견해서 그들이 좋아하는 맛난 음식을 푸짐하게 경품으로 걸었다는 것을 설명하며 그들의 마음을 벌써 공연장으로 가 있게 하였어요.

개미와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들은 마음이 들떠 일들도 예전처럼 잘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왕초들은 한자리에 급히 모여 그 대책을 궁리하고 있었어요.

“서커스 공연장을 폭포산장 아래 큰 계곡에 만들었다고 하던데 말이야.”

“6월 30일에 동물들과 곤충들이 큰 공연을 한다는 초대장을 받고나서 우리 굼벵이들은 마음이 들떠 일도 잘 하지 않고 그날만 기다리고 있지 뭐야.”

“우리 하늘소도 마찬가지야. 그쪽만 보고 있다네. 그런데 개미들은 어떤가?”

“우리도 마찬가지야. 수만 마리 개미들이 창가에 나와서 계곡만 쳐다보며 그 초대장만 날마다 닳도록 읽고 있다네.”

개미 왕초 도니는 이사한 지가 불과 며칠이 안 되었지만 장마가 오기 전에 급한 일들을 하루빨리 끝내야만 하였기에 그들을 다그치며 일을 감독하고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소나무가 살아 있어 몸이 단단한 상태라 그 살을 뚫고 일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어려운 사정은 굼벵이 라보도 하늘소 자멜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그들 모두가 너무 들떠 있어 그 관심을 다른 곳에 돌릴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채찍을 든다 해도 일을 부리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을 하였어요.

“차라리 6월 30일을 임시 공휴일로 만들자고. 모두들 그 공연을 보게 하고 그 다음날부터는 인정사정없이 몰아대자고.”

개미 왕초 도니가 말하자 굼벵이와 하늘소 왕초도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한 생각이라고 말했어요.

“그렇게 하세. 그게 좋을 것 같네. 사실은 나도 그 공연이 너무 보고 싶네. 특히 다람쥐들 외줄타기 서커스 말이야.”

굼벵이들로서는 그렇게 높은 곳에서 외줄을 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개미 왕초 도니와 하늘소 왕초 자멜은 굼벵이 라보말을 듣고 깔깔대고 웃는 것이었어요.

<계속>

기사입력: 2011/12/16 [18:05]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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