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해바라기 전쟁-④
맹주상 시인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 선물
 
작가/시인 여울 맹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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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 속 곤충과 동물들>

 *뚱보: 세 갈래 중에 가장 뚱뚱한 소나무.

 *키다리: 세 갈래 중에 가장 키가 큰 소나무.

 *이쁜이: 세 갈래 중에 가장 허리가 예쁜 소나무.

 *미도: 머루골 두더지 왕초, 의협심이 강하고 의견 수렴을 잘하며 일에 대한 탁월한 추진력을 지니고 있음.

 *구드: 조내골 두더지 왕초, 땅굴 수로와 서커스 공연 의견을 냄.

 *뤼드: 어둔골 두더지 왕초.

 *소토: 얼음골 두더지 왕초, 폭우로 어린 딸을 잃었으며 아주 풍부한 생각을 지니고 있음.

 *도니: 불개미 왕초 ↘

 *라보: 굼벵이 왕초 → 으름, 다래, 머루나무들의 음모에 동참하고 세 갈래 소나무를 습격함.

 *자멜: 하늘소 대장 ↗

 *로만: 약은 다람쥐 왕초로 공연장을 만들어 주고 두더지들이 도토리 저장창고를 짓게 함

 *루이: 얼음골 재간이 뛰어난 산토끼, 서커스 공연의 사회를 맡음.

 *지돈: 조내골 개미 가수 ↘

 *호빈: 얼음골 굼벵이 가수 → 이들은 쓰리테너로 세 갈래 소나무를 습격하여 새집을 짓는 것을 반대함.

 *레미: 머루골 하늘소 가수 ↗

 *지즈: 아름다운 금색 털을 가진 고양이 가수로 아주 거만한 동물임.

 *푸카: 아프리카에서 초대 받고 온 원숭이로 서커스 공연에서 동물구조시범을 실제상황에서 보임.

 *토벤: 예리한 감성과 눈빛을 지닌 노루로서 서커스 공연 악단의 지휘자임.

 

●미도와 로만

머루골 두더지 미도는 으름 머루 다래나무들이 또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살금살금 기어 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어요.

그리고 고래처럼 생긴 느티나무 큰 뿌리 뒤에 숨었어요.

그런데 그들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개미 왕초 도니와 굼벵이 왕초 라보 그리고 하늘소 대장 자멜이 술을 한 잔씩 주고받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어요.

“저 세 갈래 소나무로 너희들이 이사를 한다면 앞으로 30년은 영양가 높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시무시한 두더지의 공격을 막을 수가 있지.”

으름나무의 솔깃한 설명을 한참 듣고 난 개미 도니는 그동안 쓰러진 죽은 나무에 집을 짓고 살면서 두더지의 공격으로 여름내 모아둔 음식을 약탈당하고 가족들이 그 두더지들에게 잡혀가던 일들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개미에겐 너무 반가운 제안이었어요. 굼벵이 라보는 더 반기는 기색이었어요.

왜냐하면 두더지의 별미가 굼벵이였으니까요.

그들은 소나무가 살든 죽든 그 딱한 처지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자기들 살 궁리만 했어요.

밖에는 눈이 펄펄 내려 푹푹 쌓이고 있었기에 땅 속에 숨어서 지금 엿듣고 있는 두더지 미도말고는 아무도 그들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저 세 소나무를 어떻게 우리가 나누지?”

하고 굼벵이 라보가 말하자 개미 왕초 도니가 바로 제안을 했어요.

“주사위를 던져 큰 숫자가 나오면 먼저 선택할 권리를 갖는 게 어때?”

다들 그게 좋겠다고 말하고는 주사위를 던졌어요.

그런데 가장 느린 굼벵이 라보가 먼저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어요.

그리고 하늘소 자멜, 마지막이 개미 도니였어요.

“나는 저 허리가 예쁜 놈을 가질래.”

“나는 키다리를 가질래.”

“그럼 뚱보가 내 것이군.”

개미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는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이 하얀 이빨을 보이며 깔깔대고 웃고는 그들에게 계약금을 지불하고 모두 계약서에 서명을 하였어요.

그들의 대화를 엿듣던 머루골 두더지 미도는 당장 뛰어나가 그들을 죽이고 싶었지만 더 큰일을 위해 꾹 참고 있었어요.

어느덧 사나운 폭풍이 몰고 온 긴 겨울이 가고 숲 속 골짜기마다 아기 솜털 같은 버들개지가 피어났어요.

시냇가엔 아기 가재가 눈을 뜨고 종달새가 남풍을 밀며 봄이 오고 있었어요.

눈꽃 핀 하얀 밭에는 서릿발이 고꾸라지고 사람들은 종종걸음으로 보리새순을 달래고 있었어요.

각 마을 두더지 왕초들은 보름 전날 머루골에서 다시 만나 치밀한 계획을 짜고 그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었어요. 먼저 두더지들은 다람쥐들을 초대해 큰 연회를 베풀면서 다람쥐들의 마음을 아주 즐겁게 만들었어요.

그러나 숲 속의 음모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요.

다람쥐들은 변덕이 많아 비밀을 지킬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다람쥐들이 맛난 음식을 먹고 아주 기분이 좋아져 있을 때 머루골 두더지 미도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어요.

“이 아름다운 계곡에 큰 공연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산새들 아름다운 노래 속에

다람쥐가 외줄을 타면

온 산이 어깨춤을 추고

나무들도 일어나 환호성을 치리!

오, 시냇물도

그 외줄 아래서 멈추리! ”

“공연장!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지?”

“자네들의 재주가 너무 아까워서 한 번 생각해 본 거야.”

“정말 그런 공연장이 우리 마을에 하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많은 관객들 앞에서 마음껏 재주도 부리고 말이야.”

“우리 두더지가 바깥 세상에 나갈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 멋진 공연장을 저 아름다운 폭포산장 아래에 지을 수 있을 텐데 말이야. 땅 속에만 살아야 될 운명이니.”

“폭포산장 아래에?”

“모든 동물들과 곤충들이 모이기가 가장 좋은 곳이거든.”

“하지만 그렇게 가파른 계곡에 어떻게 공연장을 만든단 말이야?”

“외줄 타기는 스릴이 있어야 하거든. 특히 자네들의 특별한 재주를 만끽 발휘하기에는 그곳이 최고지. 아마 모든 동물들과 곤충들은 혼이 나가 숨도 제대로 못 쉴 거야.”

그 말을 들은 왕초 다람쥐 로만은 정말로 그런 멋진 무대에서 재주를 마음껏 부려 동물들과 곤충들로부터 큰 환호와 박수를 받는 것을 상상해 보았어요.

그것은 신비로운 세상을 여행하는 황홀한 꿈같은 것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시 정신을 차린 다람쥐 로만은 좋은 꾀가 바로 돌았어요.

“누군가가 저 참나무 아래 큰 바위 밑 땅 속에 안전한 도토리 저장 창고를 만들어 준다면 내가 그 계곡에 멋진 공연장을 만들어 줄 텐데.”

“도토리 저장 창고?”

“밤이나 도토리가 썩지 않고 긴 겨울 동안 신선하게 저장할 수 있는 그런 자동화 된 창고 말이야.”

“그런 거라면 우리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 그리고 그 창고에 어떤 도둑도 들어오지 못하게 겨우내 지켜줄 테니 그곳에 여름이 오기 전에 멋진 공연장을 하나 만들어 보라고.”

“좋아, 그런 조건이라면 틀림없이 여름이 오기 전에 만들고말고.”

다람쥐는 별빛이 쏟아지는 여름밤에 그 멋진 무대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로부터 갈채와 환호성을 받을 생각을 하니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뻤어요.

다람쥐는 바로 두더지들과 계약서를 쓰고 서명을 하였어요.

그리고 왕초 다람쥐 로만은 연회에 참석하지 못한 많은 다른 다람쥐들에게 그 기쁜 소식을 알렸어요.

<계속>

기사입력: 2011/12/09 [17:34]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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