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충남 아산시 축구팬들이 홈개막전에서 시의 행태에 반발하며 비판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 아산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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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아산프로축구단(이하 충남아산)’이 정치 논란에 휩싸이며 축구팬들로부터 맹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4시30분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가수 초청공연과 함께 푸짐한 경품을 내걸고 홈 개막전을 치러 축구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그러나 막상 행사가 시작된 이후부터는 비난을 자초하는 행태를 보이며 축구팬들을 실망시키는 등 성토를 들었다.
한 축구팬은 “아산 구단주가 시민들을 협박했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언성을 높였다.
이 축구팬에 따르면 문제의 발단은 유니폼이었다.
본래 충남아산의 유니폼 홈컬러는 파랑과 노랑인데, 경기장은 온통 국민의힘을 연상케하는 정치색인 빨강으로 뒤덮여 있었다는 것.
이 팬은 “아산시와 아산시장이 서포터한테 빨간색 깃발을 돌리라고 주문했으며, 정치색 관련으로 추측되는 말도 안 되는 응원가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소속 정당이 국민의힘인 것을 가리켰다.
아울러 이러한 행태에 뿔난 축구팬들이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는 현수막까지 내걸며 반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러 경기장 내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냉랭해졌다고 전했다.
또한 축구팬들이 ‘축구장에서 정치 하지마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자 보안팀까지 출동시키는가 하면, “(구단주가)이런 식이면 구단을 지원해 줄 수 없다”는 협박성 발언을 해 ‘협박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니 “협박은 아니다”라고 부정했다고 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시민단체도 분개했다.
아산시민연대(대표 박민우, 이하 연대)는 11일 성명을 내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 했다. 다른 사람에게 의심을 받거나 오해를 받을만한 짓을 하지 말라는 속담이다. 관직에 있는 자들의 평소 몸가짐, 마음가짐을 경계하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특히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선거의 엄격한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행정 책임자들이 새겨야 할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아산시장은 논란과 비판을 자초했다”며 “지난 9일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2 홈 개막전에서 충남아산FC가 아산 상징색인 첫 번째 유니폼 ‘파란색’ 대신 빨간색을 입고 뛰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대는 계속해서 “‘아르마다’ 응원단을 비롯한 충남아산FC 팬들은 구단과 응원단 상징색 대신 상대팀 부천FC를 대표하는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사태에 분노를 표시했다고 한다”며 “<스포츠서울> 등 언론에는 ‘K리그가 또 정치논리 함정에 빠졌다’고 보도했고, 응원석에는 ‘축구는 정치도구가 아니다’, ‘아산의 축구는 죽었다’, ‘정치에 자신 없으면 때려쳐’ 등 현수막까지 등장했으니 아산시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연대는 “보통 개막전에서 홈팀은 자체 상징색 첫 번째 유니폼을 입는다고 한다. 하지만 충남아산은 지난 9일 개막전에서 두 번째도 아닌 세 번째 유니폼 ‘빨간색’을 입었고, 명예 구단주 김태흠 도지사나, 구단주 박경귀 아산시장은 소속 정당 상징색인 ‘빨간색’ 선수 유니폼을 입고 인사말을 했다. 이러하니 축구팬이나, 시민들의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라고 비판했다.
연대는 끝으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선거중립 의무가 의심받을 수 있는 사안이 발생된 것”이라며 “비록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허락을 받았을지라도, 박 시장은 이러한 불신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다시 한번 엄중하게 돌아보며 더욱 자중하고 언행에 조심할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