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목숨 끊은 카이스트 학생… 무슨 일이?
올 들어서만 네 번째…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뒤늦은 후회’
 
오마이뉴스 심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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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1시20분경 인천시 남동구에서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휴학생인 박아무개(19·수리과학과 2학년)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자살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수사 중이다. 카이스트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r것은 올해 들어서만 4번째.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한 아파트 현관 앞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경찰은 박씨가 지난 6일 학교에 휴학계를 낼 당시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점에 미뤄 일단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카이스트 1학년 조아무개(19)씨가 학교 건물 보일러실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3월에는 경기 수원시에서 카이스트 2학년 김아무개(19)씨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며칠 뒤인 지난 3월 29일에는 서울 잠원동에서 카이스트 4학년생 장아무개(2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팎에서는 잇단 학생들의 죽음의 원인으로 '무한경쟁'을 꼽고 있다. 서남표 총장은 지난 2007년 취임직후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학점이 4.3 만점을 기준으로 3.0 이하가 되면 벌금 형식의 등록금을 내게 했다.

학점을 돈으로 계산해 학점 3.0 이상은 수업료를 면제하고 2.0~3.0미만은 0.01점마다 6만원씩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평점이 2.0미만일 경우에는 수업료 600만 원과 기성회비 150만 원 전액을 본인이 내도록 했다. 학생들이 수업료를 낸 비율도 2008년 4.9%, 2009년 8.0%, 2010년엔 12.9%로 매년 늘어났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카이스트 학생식당 앞 게시판에는 카이스트 3학년 허아무개씨가 작성한 대자보가 나붙었다. 허씨는 "성적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 지급하는 미친 등록금 정책,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재수강 제도 등 무한경쟁 정책이 학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학점 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다"며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남표 총장 “차등 수업료제 개선하겠다”

지난달 29일에는 카이스트의 정아무개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와 경쟁의 압력 속에서 삶의 지표를 잃은 학생들에게 교수로서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학생들의 일탈과 실수에 돈을 매기는 부적절한 철학에 여러분을 내몰아 가슴이 참담합니다, 힘들 땐 교수들의 방문을 두드려주세요, 제발"이라고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은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세상 그 무엇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항상 이길 수는 없으며 나중에 이기기 위해 때로는 지금 질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무한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기존의 교육철학을 되풀이 한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네 번째로 학생이 희생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서 총장은 이날 오후 6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차등 수업료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학부총장을 중심으로 학생 정신건강과 학사제도 등 학교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총장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학부모님들께, 학생들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 일을 되돌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기사입력: 2011/04/08 [14:24]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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