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악성 민원 = 범죄’입니다
 
박민식 아산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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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식 아산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아산톱뉴스

 

악성민원은 공무원 노동자에게 이제는 단순한 갑질을 넘어서 흉기 없는 살인임을 민원인들도 알아야 한다.

 

최근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포시청 주무관으로 인해 다시금 공무원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무분별한 신상털이, 도를 넘는 악성 민원 폭탄에 젊은 공무원 노동자가 또 희생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고인의 신상정보와 전화번호가 여과 없이 공유되고, 수많은 인신공격성 댓글과 항의 전화로 몸살을 앓아오던 고인의 컴퓨터에는 힘들다는 세 글자만 선명히 남아 있다고 한다.

 

쓰레기 같은 공무원’, ‘민원 폭탄을 넣어야 정신 차린다’, ‘멱살을 잡고 싶다.’

 

이것이 행정기관에 대한 정당한 요구가 담긴 민원인가, 그저 공무원 노동자를 괴롭히기 위한 마녀사냥인가?

 

최근 PD수첩을 통해 방영된 내용을 보면 00시청에서는 민원원이 마을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2022년 한 해에만 1189건의 민원전화를 넣은 민원인의 집을 방문했다가 망치로 가격당한 사건도 소개가 되기도 하였다.

 

작년 아산시에서도 김포시청과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민원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련 커뮤니티(인터넷 카페)에 업무담당 팀장님과 주무관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민원 접수 방식을 상세하게 공유하며, 전국단위 민원을 접수토록 조장함으로써 담당공무원들을 힘들게 한 적이 있다.

 

이러한 방식에 대해서는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만 검색을 해봐도 나온다고 한다.

 

아산시공무원노동조합에서는 2024년 아산시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새해 소원에 대하여 조사를 해본 적이 있다.

 

1위가 보수인상’, 2위가 악성민원으로부터 해방이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공무원 노동자의 이직을 부추기는 원인 1, 2위 이기도 하였다.

 

지난해 아산시에서도 크고 작은 민원인 소동이 있었다.

 

00면사무소에서 발생한 공무원 폭행사건, 00동사무소에서 발생한 민원인 자해 소동, 00사업소에서 발생한 공무원 폭행사건 등 크고 작은 폭언 또는 폭행 사건들이 발생을 했고, 경찰 및 검찰 조사가 완료되거나 진행 중에 있다.

 

  © 아산톱뉴스

 

이런 폭력 또는 폭행사건과 함께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민원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적절한 응대에도 불구하고 상습적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끈질긴 악성 민원이 공무원 노동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행안부에서 악성민원의 유형에 대해 욕설과 협박 등 폭언을 하는 민원인’, ‘성희롱을 일삼는 민원인’, ‘상급자(기관자 등) 통화 요구’, ‘장시간 통화 및 반복 전화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악성 민원으로 인한 초등교사 사망사고와 세무서 민원팀장 사망사고가 일어난 지 일 년도 지나지 않았다. 악성 민원의 유형이 날로 다양해지고, 악질적지능적 악성 민원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악성민원인을 상대하느라 정작 먼저 민원신청을 하신 선량한 시민들의 민원처리가 지연됨에 공무원 노동자들은 또한번 미안함을 표현해야 하며, 선량한 민원인들이 피해를 받는 상황 및 행정력 낭비가 초래되고 있다.

 

최근 아산시청 사내 게시판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월급은 적은데 악성 민원으로 인해 업무량은 늘고라는 한숨 섞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악성 민원인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중앙정부 또한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지난 14일 행정안전부와 공무원노동조합간 (긴급)간담회가 이루어졌으며, 이 자리에서 공무원노동조합은 기관차원의 고소, 고발 의무 명시화를 비롯해 공무원 노동자의 보호제도 마련 및 강력한 법적 조치를 의무화하도록 요구하였다.

 

이제는 악성민원으로 인해 공무원 노동자가 병들어 가지 않게 악성 민원인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고, 공무원 노동자 역시 누군가의 가족이며, 동료라는 사실을 시민들 역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박경귀 시장은 지난 11일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간부회의를 통해 최근 발생한 김포시청 공무원의 비보를 언급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소식을 듣고 어떻해 해야 우리 직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하고 시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정도를 벗어나 직원들을 괴롭히는 분들은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전 부서가 조직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해가 갈수록 악성민원이 늘어나고 수많은 공무원들이 매년 공직사회를 떠나가도 정부가 무관심으로 일관하다 보니 불행한 사태가 재발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지난 수십 년간 친절, 신속, 무조건 해결만을 강요해 왔다. 정부는 손을 놓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시민들의 눈치만을 보면서 공무원노동자들의 인권은 없어졌고, 남은 것은 죽음, 질병, 퇴사뿐이었다.

 

악성 민원에 대한 기관 차원의 고소고발 의무화 및 법제화를 통해 악성 민원을 뿌리 뽑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악성 민원=범죄라는 시민의식 변화를 위한 홍보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


기사입력: 2024/03/25 [17:16]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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