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역사에 바치는 소회
 
이찬석 본지 칼럼위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naver band
광고

주제는 없고 이미지만 살아있다.

소중한 가치조차 곁가지에 불과하다. 대대이어 유산이 되는 사람 냄새나는 문화는 이미 화성으로 밀려났다. 남아 있는 건 착각의 오아시스, 화려한 물상들의 무대에서 새싹 같은 대중의 내면은 죽었다.

진실에 어색해 하고 외면의 극치를 보이는 시들해진 반 지성의 군중 안에서 희망은 대문은 닫혔다.

너도 죽고 나도 죽고 우리는 죽었다. 배운 지식은 근본 없는 사생아가 된지 오래이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희생하는 일은 모두 개인의 양식이 되어 버렸다.

누군가 요란스럽게 펼치는 요염한 라인이 저마다의 뇌 속에 잠행해 들어와 매일 매일 우리를 넘어 트리고 있다. 그들이 꾸민 현란한 영상의 밥상을 쳐 먹고 거부하지 않은 노예가 된 그대와 내가 오늘의 시민 대중이다.

함께 동행 하는 길은 막혔고, 손을 잡고 동반하는 자들은 모두 하나 같이 잡은 손을 놓고서 당당히 서로를 향해 힘찬 노략질에 나섰다.

이익으로 뭉친 고개든 소리꾼들 그들이 가꾸고 있는 삶의 울타리는 서 있기조차 숨 가쁘게 매 말라 있다. 세상은 미친 소들의 행군 소리에 요란하다.

내용이 사라진 교과서를 들고 선군의 위용을 뽐내는 자들아! 역사의 거울에 침 뱉는 자들아! 미친 자들아! 미친 자들아! 자본에 빠져 돌아가는 미친 자들아!

거죽만 지성이고, 모양만 애국이고, 말만 나라 사랑이고, 스타가 아니면 사람대우 못 받는 미친 세상에서 그림자로 목숨 부지하는 일조차 내게는 힘겨운 노동이다.

지도자! 지도자! 그대들이 그렇게 외치는 몸소 나대는 지도자!

무슨 생각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무슨 생각으로 해를 보내는가!

그대가 맞이한 아침은 그대를 위한 아침이지 역사를 위한 아침이 아니지 않는 가!

그리고, 정치를 탓하고 손가락질하며 그 사이를 틈타 정치권력보다 더 권력화를 이루고 더 부도덕 하게 변질된 이 땅의 주류 언론, 주류 방송, 그들이 노략질하는 것은 사회 정의이고

그들이 추락시키는 것은 사회 정의이다.

그들이 살려내는 것은 대중을 죽이는 뇌 없는 연예인뿐이다. 모든 살아가는 자들 위에 군림하며, 공기의 역할에 스스로 포상과 명예를 주고, 하는 일 없이 포장이 예쁜 소식만을 날라다.

대중의 뇌 속을 비우고 또 비워 불필요한 정보를 강제 이식하는 너희들의 노동으로 시대의 아침은 그래서 어둡다.

넌 센스의 정보 전달자. 대중문화의 살인마. 그대 주류 언론의 자화상이다.

방향성은 없고 알맹이 없는 소식 나르기에 열성적으로 매달리며, 그대들은 민중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

편향된 소식으로 역사에 혼돈을 주입하는 마약 주사기와 다르지 않은 너희들.

대중의 뇌를 죽여 놀자판, 호기심판, 중독자로 만들면서 너희 스스로 중독자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기에 대중보다 불쌍한 처지인지 모른다.

유명해야 주류이고, 대중이 많이 읽어야 주류가 아니다.

시대의 핵심을 외면하고, 대안을 만들지 못하는 이 땅의 모든 주류는 주류가 아니다.

진정한 주류는 역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지방지는 어떠한가!

그들은 지역의 역사를 더듬고, 시민이 나아갈 방향과 서로 협력하고 어우러지는 길을 찾아서 제공한다.

그들이야말로 공기의 적임자요. 시대의 빛나는 아침이다.

너희들이 만드는 정보의 밥상을 스스로 면밀하게 검토해보라.

만든 자의 입장이 아닌 먹는 자의 입장에 서보라.

너희들이 만드는 음식이 얼마나 썩었는지 알 수 있다.

정보도 상품이다.

너희들은 유통질서도 없고, 소비자를 생각하는 존엄성도 없다. 아무도 너희들의 권력에 맞서는 자가 없고 검열을 하는 자가 없으니 부패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오늘부터 맹세한다.

죽어도 너희들의 재료는 되지 않을 것이다. 튀어야 산다. 눈에 띄어야 삶이다.

이 더러운 삶의 지형은 누가 만든 오욕의 역사이냐?

밤새 불을 밝히며 내어 놓는 원탁회의에서 구정물이 쏟아질 뿐 좌표는 있지 않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길 없는 불가해한 시대상에서 이미지만 쏟아 놓는 너희들

너희들이 만든 색깔로 대중노예굳히기에 열을 올리는 너희들 무한정보 공해의 질주를 그만 멈춰라.

그나마 새벽길을 나서는 평범한 노동의 역사가들이 없다면 시대를 지탱할 근본은 상실 되었을 것이다.



이찬석 본지 칼럼위원



기사입력: 2013/04/06 [02:43]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과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화보/제63회 성웅 이순신축제] 이순신 장군 출정식과 군악·의장 퍼레이드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