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에 인색한 나라에서 ‘박수가 넘치는 나라’로
 
이찬석 본지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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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병들고 있다. 경제의 어려움이 원인균은 아니다. 지역과 이념의 양극화는 경제의 양극화 보다 심각한 수준임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다.

사회가 불안하고 행복지수가 추락하는 것은 경제가 어려움에 있다는 사실에만 근거하지 않는다. 사회가 건강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적 안정 못지않게 서로 믿고 격려하며 협력하는 자세다.

온통 물질의 영화로 행복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보니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하려면 진정 무엇이 필요한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전해주는 따스하고 힘찬 박수다.

“너 참 잘했어! 앞으로도 잘 할 거야! 그 정도면 훌륭해! 누구나 부족한 걸. 일등이 빛나게 하는 자리는 일등의 자리보다 빛나는 거야. 그러니까 꼴등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 내가 아는 한 너는 최선을 다했고, 과정의 최선은 결과의 승리보다 값진 것이야. 나는 네가 일등을 하지 않더라도 너를 언제나 변함없이 응원하고 격려할 거야. 그러니까 힘내.”

박근혜 당선인이 간절하게 끌어 올린다고 하는 중산층이 무너지고,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는 대다수의 국민이 물질의 빈곤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성공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상은 대다수 대중들이 패인의 그룹에 속해 있음을 알게 한다. 일등과 꼴지만 있는 기이한 수직적 사회계층 현상은 서로를 격려하지 못하고, 위로받지 못하는 메마른 현실 때문이다. 이것은 일등에게만 박수를 쳐주고, 이등은 관심도 없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 놓은 매우 불행한 사회 계층 구도다.

높은 자와 높지 않은 자, 없는 자와 있는 자, 배우지 못한 자와 배운 자만 존재하는 신분의 양극화 달성,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업적이다. 결과만 가지고 칭송하고, 결과만 가지고 인격의 잣대가 되며, 과정은 무시되고 천대 받는 나라, 그러기에 자신이 잘 되기 위해서 온갖 만행을 서슴지 않는 인면수심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나라, 사는 것이 죽음보다 고독하다고 느끼며 너도 나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는 나라, 생존의 아우성 앞에서 몸을 움츠리고 고독해 지는 것은 바로 머리와 발은 있되 가슴과 몸통이 없는 기형적인 사회현상을 묵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은 했으나 결과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서 박수가 없고 인색한 나라에서 많은 국민이 패인의 삶을 살지 않을 수 없다. 지하 굴속에서 금광을 파낼 때 애초의 통로가 없으면 금을 파낼 수 없는 것처럼 개인이건, 사회이건 과정의 가치는 매우 중요한의미를 갖는 다.

만 걸음도 첫 걸음의 수고가 있고, 만 개단도 한 개단의 희생이 있다. 정상도 성공한자의 흔적을 남기지만 낮은 곳도 성공한자의 발자취를 품는 법이다. 그래서 과정은 매우 중요하며, 우리가 서로에게 박수를 받을 이유가 되고, 쳐줄 이유가 된다.

우리 사회가 불행한 사람들로 범람하는 것을 놓고 물질의 양극화 처방만 논해서는 사회의 병리적 현상에 대한 올바른 진단이 나올 수 없다.

우리는 물질이 부족함으로 해서 불행하기보다는 정신적인 빈곤의 시대를 살아가기 때문에 더욱 불행한 것이다. 물질의 빈곤을 타파하는 노력과 함께 정신적인 빈곤을 치유하는 정책과 진단이 서둘러 출현돼야 마땅하다. 정신적인 빈곤은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격려하고, 박수를 쳐주는 데서 치유가 가능하다. 통합의 시대를 열어 가기 위해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대안이다.


 
이찬석 본지 칼럼위원

 

기사입력: 2012/12/30 [23:54]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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