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포를 지나
 
시인 여울 맹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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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내가 즐겨 입는 바지는
면으로 짠 짙은 회색 통바지로
발목을 잡고 있는 고무줄이
꼭 들어가 있어야지만 좋은 것이다

그것과 닮은 것을
아내가 둔포에 생긴 할인매장에서 보고
엑스라지로 큰맘을 먹고 사온 것이다

백혈병과 투병중인 딸아이를 위해서도
제비꽃 빛깔 모자 하나를 사온 것이다

근데 사이즈가 맞질 않아
두 차례나 바꾸러 간 것이다

한 번은 바지 때문에
한 번은 그 모자 때문에
가만히 왕복 기름 값을 계산해 보니
손해를 좀 본 게 분명한데
그 쪼잔한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건
그건 순전히 그 봄볕 때문일 거다

그 넓은 벌을 노랗게 달구던
그 봄볕 때문일 거다.



 시인 여울 맹주상



기사입력: 2013/03/04 [19:57]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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