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일기 2012
 
시인 여울 맹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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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여울 맹주상

백로가 지나더니
풀벌레 소린
어미 잃은 어린 새 음색마냥
애절 하더라

나이가 차도록
짝이 없던 자식이
젊은 날의 어미랑 그 모습이 닮은
어여쁜 아이를 만나
일 년을 사귀었더라

추석이 다가와
무엇을 보낼까 하고
제 어미랑 고민을 하더니
허리 몹시 굽은 칠순 노모가 농사지은
갈 볕에 바삭하게 마른
매운 고추를 한 포대 실코
불이 나게 성남으로 달려가더라

저녁 갈바람에
댓잎 부비는 소리가 하도 커
초저녁 선잠에서 깨어 보니
마른 고추 냄새가 다시 나더라
고추 포대가 다시 거기에 놓여 있더라

반쯤 넋이 나간 아내를 불러
사연을 물으니
그것들이 고새 이별을 했다더라

성탄제 트리마냥 빛을 내며
순간순간 애틋한 마음을 띄우던 전화기도
짐승마냥 버려져
침상 끝에서 숨이 끊어졌더라

날이 새도록
침상에서 뒤척이는 소리가
그 마른 댓잎 서걱대는 소리보다
열배는 더 크더라



 시인 여울 맹주상



기사입력: 2012/09/24 [18:50]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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