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시청 본청에 설치된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빨간 원 안). 고장 난 채 3년여 동안 방치돼 있다.  © 아산톱뉴스

▲ 2021년 3월부터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에 부착돼 있는 운행정지 안내문.  © 아산톱뉴스

‘무장애 도시 아산’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각종 정책 추진을 통해 장애인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호언하던 충남 아산시가 실제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시청 본관 계단에 설치된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가 고장 난 상태로 만 3년째 방치되고 있는 실태는 현재 아산시가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등편의법)에 규정하고 있는 시정 명령 및 이행 강제금과 벌금 부과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더욱이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를 관리해야 하는 부서와 그 시설의 주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한 규정에 따라 편의시설을 설치, 관리, 보수, 개선 등의 조치를 명 할 수 있는 부서조차도, 고장 난 채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아산시가 장애인을 얼마나 홀대하고 있는지 여과 없이 보여주는 대목으로 지적당하며 비판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애인 불편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장애 도시’ 구호가 무색하다” 등 성토하며 ‘직무유기’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아산시청 본관의 경우 각층 사이(일명 1.5층)에 사무공간이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휠체어 리프트의 도움 없이는 사무공간을 방문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아산시의 장애인을 위한 시정에 분노를 유발시키고 있다.

장애인등편의법에 따라 지도 단속을 해야 하는 부서 관계자는 “주 계단에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것은 알고 있었으나, 고장 난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사안은 파악하지 못했다”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관리부서 관계자는 “2010년경 설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초 설치 업체가 도산하며 부품을 구하지 못해 교체해야 하는 실정이며, 예산 신청을 했는데 예산을 세워주지 않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며 “추경에 예산을 배정받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 시장 취임 해인 2022년 11월 휠체어를 타고 저상 시내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며 장애인 이동권을 개선하기 위한 체험을 하고 있는 박경귀 시장.     ©아산시

취임 후 틈만 나면 ‘무장애 도시’를 꿈꾸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박경귀 시장의 경우에도 지난해 8월 ‘아산 장애인 한마당 물놀이 축제’에 참석해 “아산시 명소 곳곳은 ‘무장애 환경’으로 바뀌어 갈 것”이라면서 “장애인도 마음껏 공연을 관람하고 정원을 즐기고, 온천도 즐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정작 본인이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마주하는 고장 난 채 방치된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있는 등 민선8기 장애인 정책이 쇼맨십에 그치고 있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시민은 “아산시가 각종 문화 행사에 수십억 원씩 들여 외부 사람들을 불러 그들의 배를 불리고 있는 반면, 아산시청을 찾아오는 장애인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 처사로, 아산시장의 시정 철학에서 장애인 홀대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힐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