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병원 835 병실에서
 
시인 여울 맹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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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여울 맹주상

별관 8층 토요일 오후
종달새 마냥 다정한 간호사님들
복도에 쪼르르 앉아 까르르 웃고

835병실 한가운데
온양에서 온 젊은 딸은
아직 무슨 생각이 많고

말씨로 봐 영암쯤에서 온 창가 노부부는
달달한 춘곤증에 조을고

킬리만자로에서 온
흑진주 같은 마리안느는 다시 항암주사를 맞고
눈은 더욱 하얘
연무가 흐릿하게 낀 어느 봄날 오후엔

그래, 그렇게 늘 웃는 거야 마리안느!
그리고 그 길에선
어떤 것도 다 즐겨보는 거야
쉬운 건 분명 아닐 테지만

한참 만에 온 문 쪽 서울 어린 딸은
엄마 가슴에 와이트데이 사탕을 가득 안기고
엄마엄마 하고 그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고……

그렇게 날은 견딜 만큼만 또 서럽게 저물어
도시 차가운 밤거리엔 고독한 몸짓들

하지만
날이 밝아지면 이 병실을 떠난다고

한 분은 일산으로
한 분은 망우리로
한 사람은 또 그 어디로
다 들 그 길을 다시 찾아



시인 여울 맹주상


기사입력: 2013/04/06 [22:14]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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