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선고심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는 박경귀 아산시장. © 아산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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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전국동시지방선거 기간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해 재판에 넘겨진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등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 부장판사)는 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과 동일한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을 어겨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검찰이 피고인의 허위사실 공표행위 대상을 특정해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재판부도 원심 판결을 파기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 시장 측에서 주장한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모두 위법이 없다고 봤다.
앞서 박 시장 변호인은 당시 상대 후보인 오세현 전 시장의 다가구주택(원룸) 매각 건을 제보한 기자, 박 시장 선거캠프 총괄본부장 등 3명이 사실상 넓은 의미의 공범에 해당함에도, 검찰이 공범관계를 제대로 특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세 사람을 공동정범으로 판단해 이들의 원심 진술증거 채택을 취소하면서도, 당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로 단독범행임을 분명히 얘기한 데다, 공범관계 불특정으로 방어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박 시장 캠프에서 작성·배포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성명서는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봤다. 박 시장 스스로 허위사실임을 인식할 만한 정황이 충분하고, 의혹을 제기한 근거 역시 빈약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허위매각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오 전 시장이 건물 매각 후 당일 관리신탁됐다는 것과 매수인이 오 전 시장의 배우자 성씨와 동일하다는 점뿐”이라며 “이것만으론 허위매각됐다는 결론이 도저히 도출되지 않는다. 해당 기사와 성명서는 아무런 객관적 증거 없이 허위매각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 투기문제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단순히 상대 후보의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하고, 나아가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려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기사와 성명서 등은 결국 유권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당시 박빙이었던 선거판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실제로 득표율도 1.13%p(1314표)차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 시장은 취재진에 억울하다는 취지의 말을 전하며 재판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박 시장은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간 성명서 등을 통해 상대 후보였던 오 전 시장의 부동산 허위매각 의혹을 제기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박 시장은 오 전 시장이 2021년 6월 중순 아산 온천동 소재 본인 명의 원룸 건물 매수인 그의 부인이 같은 성씨인 점, 소유권 이전과 동시에 담보신탁이 아닌 관리신탁된 점 등을 근거로 허위매각 의혹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2심 법원은 박 시장이 선임한 사선변호인들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지 않은 채 판결을 선고했다”며 원심 소송 절차 법령 위반만을 이유로 파기환송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