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아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아산시의회 의원들. © 아산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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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추태’로 불거진 충남 아산시의회의 ‘식물 의장’ 상태가 장기화 수순을 밟고 있다. 의장직 사임안 부결 후 다시 제출했던 사임서를 홍성표 의장이 돌연 철회하면서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성토했지만, 이후 진행될 보궐선거를 놓고 양 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4일 시의회에 따르면 홍 의장은 전날 오후 의회사무국에 의장직 사임서 취하원을 제출했다. 지난달 23일 사임안 부결후 사임서를 다시 제출한 지 11일 만이다. 당사자가 함구하고 있어 철회 사유는 안갯속이다.
홍 의장의 사의 철회로 오는 5일 예정된 별도(원포인트) 임시회 일정은 취소됐다. 의회운영위는 4일 오후 회의를 개최해 임시회 소집 취소를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모두 홍 의장의 행태를 강도 높게 규탄했다. 다만 사퇴 범위를 의장직만이냐, 의원직까지냐를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에 몸담았던 홍 의장은 현재 무소속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홍 의장은 지난달 23일 의장직 사임서를 다시 제출하며 사임안을 꼭 통과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와서 스스로 번복한 것은 자신의 말과 행동을 뒤집는 무책임한 태도”라며 “홍 의장이 의장직 사임서를 다시 제출하지 않는다면 의장직 불신임 의결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힘 시의원들은 홍 의장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4일 아산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과 의회 전체를 우롱하는 홍 의장의 행동은 시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홍 의장은 시의회 전체를 혼란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홍 의장과 사전모의한 게 아니라면 의원직 사퇴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견 원인은 향후 진행될 의장 보궐선거다. 현재 시의회는 재적의원 총 17명 중 민주당과 국힘 각 8명, 무소속 1명으로, 홍 의장이 민주당 소속이었던 만큼 사실상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한 표 더 유리한 상황이다. 홍 의장은 사임안 표결의 경우 제척대상이지만, 보궐선거에서는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재투표를 하게 되며, 재투표에서도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재투표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를 하게 된다. 결선투표에서도 득표수가 같으면 최다선 의원(선수), 재직기간, 나이(연장자) 순으로 당선자가 결정된다.
시의회 국힘 원내대표인 이기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성표 의원을 9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하는 것에 우리 당 의원 전원 반대했다. 그럼에도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홍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며 “의원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 의장을 맡은 것부터가 잘못이다. 양 당이 정당하게 참여해 새 의장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홍 의장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6일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구성 후 14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 윤리특위는 국힘 3명, 민주당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징계 수위는 공개회의에서 경고 또는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제명 등으로 구분된다. 윤리위에서 징계 수위가 결정되면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최고 수위인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며, 나머지는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