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축사’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의장직 사임서를 제출했던 홍성표 충남 아산시의회 의장이 돌연 사의를 철회했다.
3일 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홍 의장은 의회사무국에 제출했던 의장 사임서를 철회했다. 지난달 23일 사임안 부결로 다시 제출한 지 11일 만이다.
철회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민주당 시의원들을 비롯해 언론 등과도 일체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홍 의장의 갑작스런 사의 철회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 당은 의장 사임안 재표결을 하루 앞둔 오는 4일 모두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였는데, 홍 의장의 입장 변경으로 민주당은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국힘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희영 의원은 “갑작스레 전달받아 당혹스럽다”고 전하면서 “기자회견은 물론, 임시회 일정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힘 원내대표인 이기애 의원은 “음주 추태 이후 그간 의회사무국에서 이뤄졌던 행태가 여럿 있었다. 갑작스런 철회 역시 일관성 없는 행태 중 하나인 것”이라며 “기자회견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임서 철회에 따라 오는 5일로 예정된 제255회 임시회 일정도 자연스레 취소 수순을 밟게 됐다. 임시회 소집을 요구했던 민주당 의원들의 소집 철회요구서가 제출되면, 의회운영위원회 의결을 통해 결정된다.
앞서 홍 의장은 지난달 10일 모교 졸업식에서 음주 축사 등으로 물의를 빚은 데 책임을 지겠다며 나흘 뒤 의회사무국에 의장 사임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제254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사임안 표결 결과 찬성 7표, 반대 9표로 부결됐다.
시의회 재적의원은 총 17명으로, 표결 제척대상인 홍 의장을 제외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 8명이다.
표결이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기에 표결 이후 양당 모두 ‘찬성표 행사’, ‘자당 이탈표’를 주장하며 책임을 떠넘겼다.
부결 즉시 사임서를 다시 접수한 홍 의장은 민주당에 탈당계도 제출했다. 민주당 충남도당은 징계 중 탈당을 이유로 홍 의장에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내렸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의장 사임 건에 찬성할 것임을 당론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힘은 홍 의장의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와 관련 3일 오후 논평을 내고 홍성표 의장을 향해 당장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늘 홍성표 의장이 의장직 사임안(사임서 취하원)을 스스로 철회했다”고 전하며 “이는 아산시민을 기만한 것이며,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책임 의식이 전혀 없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의원 일동은 홍 의장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의장직 불신임 의결까지도 심각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홍 의장은 더 이상의 혼란을 초래하지 말고 즉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재차 사임을 촉구했다.
[논평 전문]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 당장 의장직을 사퇴하라
오늘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이 의장직 사임안(사임서 취하원)을 스스로 철회했다. 이는 아산시민을 기만한 것이며,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책임 의식이 전혀 없는 무책임한 결정이다.
홍 의장은 아산시민과 동료 시의원들에게 한 약속을 저버렸다. 지난 1월 23일, 홍 의장은 의장직 사임안을 다시 제출하며, 아산시민들께 "의장직에서 물러나고자한다"며 공언했고, 시의원들에게도 "의장 사임안 건을 꼭 통과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스스로 이를 번복한 것은 자신의 말과 행동을 뒤집는 무책임한 태도다.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의원 일동은 의장직 사임을 조속히 처리하고, 의회 내 혼란을 수습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1월 31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를 통해 홍 의장 사임 건에 대해 '찬성'으로 의결했다. 내일(2월 4일) 예정되었던 아산시의회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가 주최하는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이는 시민을 위한 우리의 최소한의 도리며, 책임있는 의회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다.
그러나 홍 의장의 사임안 철회로 인해 이러한 노력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의원 일동은 그의 철회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의장직 사임서를 다시 제출할 것을 홍 의장에게 촉구한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의원 일동은 홍 의장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의장직 불신임 의결까지도 심각하게 검토할 것이다. 홍 의장은 더 이상의 혼란을 초래하지 말고 즉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2025년 2월3일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의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