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오는 5월 하순 일본 출장을 계획 중인 것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가 경악했다.
이 같은 해외 출장 계획은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시장이 지난 3일 1심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가 정한 선고공판 일정을 5월 하순 해외(일본) 출장을 사유로 6월로 미루면서 알려졌다. 그러자 시민단체의 질타가 터져 나왔다.
‘아산시민연대(대표 박민우, 이하 연대)’는 4일 이와 관련 성명을 내고 “어제(3일) 검찰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선거법 위반 재판을 받는 박경귀 아산시장에게 벌금 800만 원을 구형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이 선고되면 시장직을 잃기 때문에 박 시장의 구형 소식은 곧바로 전국 뉴스가 됐다. 그런데 우리는 박 시장이 구형받은 형량보다 재판기일을 정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아산시장의 출장 계획에 더 경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는 “애초 담당 판사는 5월26일 선고 기일을 정하려 했으나, 변호인들은 박 시장이 5월24일부터 30일까지 출장 예정이라는 이유로 선고일 변경을 요청했다. 잠시 휴정 끝에 판사는 6개월이 되는 5월28일 전까지 선고를 해야 하지만, 피고인 사정을 감안해 선고일을 6월5일로 연기했다”고 전하며 “얼마나 중요한 출장이길래 시장직이 걸린 절체절명의 선고마저 미루었을까?”라며 아연실색했음을 밝혔다.
박 시장이 선고 연기를 요청한 사유는 일본 온천산업을 견학(벤치마킹)하기 위한 해외출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대는 “취임 11개월 만에 5번째 해외출장이라니! 박 시장은 이미 3월 하순 대만 출장 중 7월 유럽 방문 계획을 언론에 밝힌 상태다. 도대체 2달에 1번꼴로 1주일씩, 공무원들을 동원하는 황제성 외유를 다니는 기초자치단체장이 어디 있는가”라고 힐난했다.
덧붙여 “박 시장은 아마 오는 10월 아산에서 개최되는 ‘온천산업박람회’ 준비를 드밀 듯하나, 박 시장은 이미 작년 9월 독일 온천, 지난 3월 대만 온천을 다녀왔다. 또한 국가정원조성 명분도 댈 수 있으나, 유럽, 말레이시아, 대만 출장에서 볼 만큼 봤다. 아산시는 2021년 온천도시 시범사업으로 헬스케어, 스파산업 박람회를 개최했던 경험도 있다. 굳이 일본 견학이 필요하면 박 시장이 아니라 해당 부서 책임자들이 다녀오면 될 일”이라고 타당치 않은 해외 출장임을 강조했다.
연대는 계속해서 “우리는 공무원의 해외출장 자체를 반대하지 않으나, 관광 외유성 중심 출장을 배제하고, 사유에 따라 적절한 인원과 기간, 횟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주장해왔다”며 “‘아산시 공무 국외출장에 관한 규정’에도 ‘자료수집 등을 이유로 한 국외출장’은 구체적인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아산시장은 선거법 위반 재판, 교육경비 지원예산 일방 중단 등으로 ‘아산을 어둡게, 시민을 화나게’ 만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구나 시의회는 박 시장의 독선 행정에 맞서 협치를 거부한 상황이고, 일부 시의원은 여전히 시청에서 항의하는 천막농성을 하는 중”이라고 꼬집으며 “박경귀 시장은 5월 하순에 계획한 일본 출장을 스스로 취소하지 않고 또 다시 아집으로 일관한다면, 선거법 위반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어려운 경제에 지친 민심은 박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