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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건)
박스형
요약형
눈이 발목까지 쌓인 날
눈이 발목까지 쌓인 아침 논두렁 길 을 따라 측백나무 울타리 학선분교 후문까지 빗살무늬 고 작은 운동화 발자국이 한 자 깊이 눈길을 잘도 뚫었네 오늘처럼 ...
2012.01.02 14:55
시인 여울 맹주상
한계령을 지나
한계령을 지나 그 어디쯤인가 여기가 장승들이 킬킬대며 서 있는 이 길이! 목이 잘린 수수밭에는 찬바람이 일고 산 그림자 이내 스러지는데 생솔가지 타는 연...
2011.12.20 20:05
시인 여울 맹주상
해후
장작개비 쪼개지는 소리 나고 황혼은 문살을 붙드네 가마솥은 식어 더욱 냉랭한데 가시나무 한 단 꼭 묶네. ...
2011.12.07 17:01
시인 여울 맹주상
자화상
빛바랜 머리카락 깡 없는 광대뼈 눌린 코 깨진 입술 구겨진 귀 끈적거리는 눈. ...
2011.12.01 15:55
시인 여울 맹주상
세레나데
겨울비 내리네 슈베르트의 선율처럼 방울방울 내 혈관을 타네 고층 아파트 하얀 불빛들 목화처럼 피이는 밤 회색빛 젖은 창가에 기대어 가르릉 대는 늙은 고양이...
2011.11.30 18:21
시인 여울 맹주상
계림추경(桂林秋景)
문필봉은 안개속에 일곱 빛깔을 물고 푸른 강가엔 살찐 어미 젖가슴들로 출렁이네 눈이 시리게 가까이 피는 건 계화(桂花)인데 천지는 만점의 획으로 ...
2011.11.24 20:09
시인 여울 맹주상
낙엽
잎이 지네 은행나무숲 길로 잎이 지네 고욤나무숲 길로 그림자 멀리가고 잎이 지네. ...
2011.11.23 15:31
시인 여울 맹주상
꿈속에서
잠깐 꿈을 꾸었던 거야 참 이상한 곳도 다 있었지! 짙은 안개가 서리고 마녀의 심혈관처럼 나무들이 꿈틀거리는 저녁이면 그 난간 대 하나 없는 벼랑길로 어...
2011.11.22 20:10
시인 여울 맹주상
추월청풍(秋月淸風)
가을 달빛은 오동나무에 걸리고 맑은 바람은 대나무숲을 흔드네. 秋月掛梧桐 淸風搖動竹 ...
2011.11.17 16:54
시인 여울 맹주상/글씨 정암 손동우
갈바람
쇠파니골 이름 모를 묘지에 쓰러진 빈병 아! 갈바람 불어 또 얼마나 울까 ...
2011.11.14 18:26
시인 여울 맹주상
이별
갈바람에 버들잎이 애처롭다 울고불고 실가지에 매달리어 애원하다 손을 놓네 ...
2011.11.08 19:51
시인 여울 맹주상
시월 잔치는 끝났더라
시월 잔치는 끝났더라 갈바람에 후두둑하고 털린 은행은 발에 밟혀 창자가 툭툭 터지고 강둑엔 노오랗게 파닥거리는 잎새들 천지더라 찬비까지 쏟아지더라...
2011.11.07 03:24
시인 여울 맹주상
아들에게
아들아! 여긴 참 추웁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 거리의 비둘기들은 손이 시리게 찬별을 줍고 추워 보이는 사람들은 낙엽을 밟고 간다 아니 벌벌 끌려가네 그...
2011.10.27 17:01
시인 여울 맹주상
추일(秋日)
언약을 맺는 소리들 긴 편지를 쓰는 소리들 늙은 호박 주름은 깊이 패이고 장닭들 눈빛은 사나워라 청산은 장막을 높게 치고 아무런 소리 없네 ...
2011.10.22 21:25
여울 맹주상
트로이메라이
그땐 난 큰 꿈이 있었어요! 저 하늘마냥 또 아주 높은 그땐 지치지 않았어요! 온종일 들판을 달려도 비바람이 밀밭을 흔들어도 그땐 아픔을 몰랐어요! 그...
2011.10.07 18:16
시인 여울 맹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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