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초기에 완성되는 정책은 없다. 나라살림은 균형을 잃지 않은 형평성에 기초해야 한다. 정책은 끊임없는 제안과 처방과 균형적인 안배를 통해서 대안의 시점에 도달한다.
진 장관은 자신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새 정부 국가 정책을 입안한 당사자이다. 선언적인 공약 정치를 현실정치로 정착시키는 대안마련을 하지 못한 책임이 그에게는 있다.
정치는 대통령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무위원이 함께 하는 것이 기에 만약 그 책임을 누군가 지어야 한다면 진 장관 자신이 지어야 한다.
공약을 합리적인 단계로 진입시키는 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 그 책임을 지도자에게 돌리고 국정업무 공백을 뒤로하고 사퇴하는 행위는 무책임한 도발이다.
역사는 도전이고, 해법 찾기의 여정이다. 한 번에 도달하는 역사는 없다. 무수한 도전으로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 서 있다.
진 장관은 자신에게 부과된 책임의 여정을 중단 없이 걸어가야 한다.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았다고 해서 대안마련의 활동과 책임을 멈추고, 나 몰라라 하고, 그 책임을 대통령에게 전가하고 물러난다면 그는 애당초 그런 막중한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되는 무능한 사람이었다. 정부 정책을 합리적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사람이 국민의 대표 자리로 돌아가서 무슨 일 을 할 수 있겠는가!
아버지가 자식에게 한 약속을 모두 지킬 수 없다. 아버지는 자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선이고 진이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원인과 사연이 있을 것이다. 아버지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했으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그 행위가 악이 돼서도 안 되고, 징벌의 대상으로 삼아서도 안 된다.
현실정치는 이와 같이 변수를 동반한다.
열 자식 모두를 사랑하지만 열자식 모두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 줄 수는 없다. 가정의 살림이나, 나라 살림이나 결코 다르지 않다. 한 쪽이 부족하면 한 쪽은 넘치고, 한 쪽이 넘치면 한 쪽은 부족한 것이 나라 살림이다. 모든 공약이 실천되는 자체가 모순이다.
빵은 한 조각인데 모두가 나누어 먹는다면 결국 모두가 배를 굶는 상황이 연출된다.
우리는 '왜 정부가 한 공약을 실천하지 않느냐'고 아우성 칠 것이 아니라 왜 안 되거나 뒤로 후퇴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보는 여유와 이해심이 필요하다.
나라 살림은 국민 모두의 참여의식으로 선진화 될 수 있고, 발전이 보장 된다. 공약 실천의 정치도 아쉽지만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는 무능한 정치도 아쉽다.
진 장관은 이제 바깥으로 나가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신의 무책임과 무능함을 면책 삼는 행위를 중단하고, 주어진 업무로 복귀해 정책완성을 위해 헌신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역사의 진이고, 선이다.
이찬석 본지 칼럼위원
기사입력: 2013/10/01 [11:52]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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