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할 수 없다! 덜 나쁜 서울시장 고르자!
<권문용의 勇言錄>
 
권문용 본지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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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 화백의 이야기를 하겠다. 일제시대 소학교 때 일본학생까지 경쟁해서 최우수상으로 입상하는 천재 화가였던 장욱진 화백이 어느 날 갑자기 서울대 미대 교수를 사임하겠다고 부인에게 말한다. 부인이 깜짝 놀라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나는 학생을 가르치는 그 시간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부인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혜화동에 서점을 낸다.

1960년대 이야기다. 어느 날 장 화백은 부인을 그리기 시작한다. 7일간 밤낮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모든 생명력과 상상력을 불어넣어 그린 부인의 초상을 부인에게 넘겨준다. 그 초상은 어찌 보면 관세음보살이요, 어찌 보면 성모 마리아 상이다. 그는 쓰러져 버린다. 그는 우레와 같은 침묵으로 생명을 걸고 치열하게 부인의 심상과 그에 대한 사랑을 그려냈던 것이다.

어느 시인은 이 작은 그림을 보고 주먹만 한 별들이 쏟아져 내리는 장엄한 우주라고 표현했다.

우리의 정치에 이러한 진정성이 있는가. 오는 10월26일, 우리는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 중 한 사람을 서울시장으로 뽑을 것이다. 우리는 장욱진 화백과 같은 생명을 건 진정성을 그들에게서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에게 거짓이 없어야 되겠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보도에 의하면 어느 후보는 한 달에 생활비가 1500만 원을 쓰고 있고, 어느 후보는 1년 피부 관리에 1억을 지출한다고 한다. 둘 다 이전투구로 진정성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서민을 위한 정치가라는 면에서 두 후보는 모두 우리가 원하는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다음으로 그들이 내건 정책공약을 보자. 박원순 후보는 재건축을 제한하겠다고 한다. 필자는 재건축을 서울시장이 제한하는데 강남구청장으로서 강력히 반대하였고, 십수 년이 지난 지금 보면 서울시의 재건축 억제가 얼마나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해악을 끼쳤는가를 명쾌하게 증명할 수 있다.

서울시장의 억제이유는 전세대란이 올 것이 우려되어서 재건축을 억제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재건축을 허용하였을 때 전혀 전세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재건축을 억제하니 아파트 공급이 적어져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덩달아 전세 값도 올라갔다. 서울시장의 주장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었다. 이 탁상공론을 박원순 후보가 씩씩하게 외친다.

한편 나경원 후보는 강·남북의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시장이 강·남북의 균형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강남의 재산세를 강북으로 강제 배분하는 것은 헌법과 지방자치법의 위반이다.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대한 기본소양조차 없는 포퓰리즘적 망동이다. 지방자치를 하는 국가 중에 이런 법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나라 국회뿐이다. 그러니 포퓰리즘, 인기에 영합한 정치인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인인가 하는 측면에서도 막상막하로 누구에게 손을 들어주기 힘들다.

다음으로 딱 한 가지 두 후보의 공약 중에 눈에 띄는 공약이 있다. 그 것은 필자도 강력히 주장한 바 있는 서울시 빚 축소에 관한 공약이다. 박원순 후보는 서울시 빚을 2년 반 만에 7조를 줄인다고 약속했다. 한편 나경원 후보는 4조를 줄인다고 약속했다. 다행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실현가능성이다.

박원순 후보는 임대아파트를 8만 채를 짓는다고 하였다. 약 8조원의 추가자금이 소요가 된다. 그러면 박원순 후보는 예산을 7조를 줄이고 8조의 임대아파트를 짓는다면 15조의 추가 재원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대책을 필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 1년에 5조의 추가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서울시 공무원 1만2000명의 봉급을 한 푼도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1조를 충당할 수가 없다.

한편 나경원 후보는 예산을 4조를 줄이고 5만 채의 임대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 5만 채면 약 5조가 소요가 된다. 총 9조의 추가 재원대책을 마련하여야 된다. 나경원 후보의 공약 중에 이것을 어떻게 마련하겠다하는 재원계획을 보지 못했다.

우리는 이들의 정책제안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 우리는 장욱진 화백의 예술적인 진정성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차변과 대변을 맞춰주는 최소한의 진정성마저 발견할 수 없다. 그러니 이것을 보고 두 후보 중에 하나를 고를 수도 없다.

대한민국의 심장부를 관리할 중요한 일꾼의 청렴성, 정책, 포퓰리즘에 무너지지 않는 소신, 어느 측면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더 나은 쪽으로 이끌어줄 진정성을 발견할 수 없다.

예를 들면 가정에 우환을 일으키지나 않을 가장을 뽑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누가 가정에 그나마 우환을 덜 가져올 것인가.

먼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나경원 후보가 당선되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시민에게 공천권을 되돌려주고, 하루도 쉴 사이 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 정치부패의 행진을 막을 수 있는 정치권의 새로운 각오나 쇄신의 움직임이 사라질 것이다. 스위스의 세계경제 포럼(WEF)은 두 달 전에 우리나라의 정치수준을 총 142개 국가 중에 111위로 3류, 4류 정치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정치수준의 변화를 가져와야 하겠다는 것이 젊은이들의 외침이다.

반면 무소속의 박원순 후보가 당선이 되면 시청 앞 광장에서 지난번의 광우병 촛불 시위와 같은 시위가 걱정이다. 또 한미 FTA반대 시위도 커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노동의 유연성 즉, 노사협력이 세계경제포럼(WEF)는 142개 국가 중 꼴찌에 가까운 140위다. 이 부문에 우리 시민단체들이 과연 긍정적인 역할을 했는가를 물어보자. 그러니 이러한 수준이 향상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는 우리 사랑하는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와도 직결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할 수 없이 더 잘하는 서울시장후보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덜 나쁜 후보를 고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권문용 본지 칼럼위원 

 
 

 <필자 소개>
 권문용

 <출생 및 출생지>
 1943년 충남 연기군 정동면 청송리

 <학력>
 -경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석사
 -미국 ADL연구소 경영학 석사
 -행정고시 4회 합격

 <이력>
 -현)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강남구 구청장(3선 역임)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부이사장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장
 -경제기획원 투자심사과장

 <수상경력>
 -미국 대통령 감사장(2000년)
 -녹조근정훈장(1976)

기사입력: 2011/10/25 [17:56]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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