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없다! 한나라당 버리고 제3세력 키우자!
<권문용의 勇言錄>
 
권문용 본지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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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야기다. 목포는 김대중 야당 후보의 고향이고, 아성이다. 이곳에서 대통령선거 개표를 하였더니 한 면 전체에서 여당 표가 딱 한 표 나왔다.

이 표를 누가 찍었느냐를 가지고 논쟁이 붙었다. 여당에서 임명 받은 면장, 파출소장, 우체국장이 서로 자기가 찍었다고 우긴다. 진실을 밝힐 수가 없었다. 그 때의 민주당의 목포 같은 곳이 지금 한나라당의 강남이다.

몇 몇 강남 사모님들과 압구정동 실내 포장마차에서 만났다. 나에게 물어 본다. “누구를 서울시장으로 찍어야 하느냐. 박원순 후보는 안 되고, 한나라당도 썩은 냄새가 나 싫어 졌다”고 한다. 이것은 강남시민들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지난번 필자의 논설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은 모두 F학점’을 인터넷신문 ‘양키타임지’에 전재하니까 무려 100만 명이 열어 보았다. 리차드 안이 발행인이다. 다운 될 것을 경고하는 빨간 경고등까지 켜 졌다. 해외교민들까지도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필자가 서울시장 후보들이 만족스러운가 여부를 인터넷으로 물어 보았다. 350명이 응답한 결과는 이렇다. ‘아주 불만’ 24·4%, ‘불만’ 30·7%, 55%가 되고, ‘별로다’가 34%로 나왔다. 대체로 ‘불만인 사람’이 무려 89%나 된다. 후보들이 아주 겸손해야 될 것 같다.

우리의 낙후된 정치구조 때문에 우리 손으로 시장후보를 선출할 수 없고, 자기들끼리 찍어서 내려 보낸 2명 중의 한 명을 뽑을 수밖에 없다. 열 받는 일이다. 두 후보 다 서울시정에 대해서는 아마추어임에도 불구하고 큰일을 하겠다고 나선다. 서울시민 입장에서는 “큰일을 안 해도 괜찮으니 제발 큰 일 저지르지나 마시오”라고 부탁해야 할 입장이 되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다. 두 명 중 한 명을 면접시험을 봐서 고르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하고, 그 답변을 우리가 면밀히 검토하자. 그리고 한 명을 고르자.

첫째, 박 후보는 경인 아라뱃길과 한강 서해뱃길에 대한 비전을 시민에게 뚜렷하게 제시해야 한다. 결혼도 하기 전에 신혼집 문지방부터 부수겠다고 했으면 처갓집이나 신부에게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둘째, 서울시민 여론조사 결과 가장 중요한 서울시 과제 중 하나가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이것은 한강 뱃길보다 더 중요하다. 그래서 박 후보와 나 후보에게 한강 뱃길 사업과 관련하여 이 사업을 제안하겠다.

지금 사무직은 IT 때문에 점점 자리가 줄어든다. 필자는 강남구청 공무원 2200명을 거의 반으로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전산화 때문에 인력이 부족하지 않았다.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는 관광과 건설산업 부문이다.

관광을 예로 들어보자. 일본과 중국 관광객이 금년에 500만명이 넘을 것 같다. 특히 중국관광객이 몰려온다. 중국의 200억 원 가까운 자산을 가진 부자들이 6만명이라고 한다. 이들이 서울 강남에서 성형하고 쇼핑한다. 이들이 잘 곳이 없다. 이때 중국의 상해, 천진, 대련 등에서 오는 유람선이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여의도, 용산, 압구정동, 잠실 등에 손님을 내리고 의료관광과 쇼핑을 한다고 하자. 싱가폴, 태국, 인도와 같이 100만명이 넘는 의료 관광객을 서울이 유치할 수 있다.

그리고 한강변 아파트에 재건축을 자유롭게 허용하고, 상업지역도 확대하여 서울을 세계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바꾸자. 세계 관광의 중심에 서게 하자. 필자의 견해로는 이러한 적극적인 한강의 비전을 실천한다면 적게는 30만명으로부터 많게는 100만명의 청년 일자리가 생긴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 박 후보와 나 후보는 ‘막고, 메우는 정책’을 쓸 것이냐, ‘풀고, 길을 뚫는 정책’을 쓸 것이냐 하는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밝혀라.

셋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그동안 성원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에게 정당의 역할을 넘겨준 것에 대해 사과하여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경쟁 대상이 아니므로 열외로 하자. 한나라당이 불신을 받게 된 것이 하루도 쉬지 않고 중단 없이 계속되는 정치부패, 시민에게 공천권을 되돌려 주지 못한 낙후된 정치 구조 때문이라는 것을 한나라당이 깊이 반성하고, 또 사죄하여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정치 부패의 방지, 정치개혁의 청사진을 국민 앞에 제시하여야 한다.

우리 보통 시민들은 이상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박 원순 후보, 그리고 나 경원 후보와 한나라당이 어떻게 답변하는가를 지켜보자. 그들의 답변을 보고 두 사람 중 한사람을 뽑자.

특히 정치부패를 어떻게 없애고, 정치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모든 시민의 초미의 관심사다. 이것으로 승패가 난다고 본다.

지금 여론조사 결과는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10%정도 앞서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원장이 같이 양 후보를 각각 지원하더라도 같은 차이가 난다는 조사 결과다.

자, 그러면 과연 한나라당이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가? 확실치 않다. 한나라당이 작년에 안상수, 금년에 홍준표 당대표를 뽑았던, 또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 비용이 각 후보 마다 엄청나다고 한다. 1만명 가까운 대의원을 설득하여야 한다고 한다. 최고위원 후보 등록비만 8000만 원이라고 한다.

이러한 전당대회의 구조를 가지고는 깨끗한 정치를 실천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면 할 수 없다. 민주당도 힘없으니 겁날 것 없다. 한나라당을 버리고 제3세력을 키우자”라고 압구정동 실내 포장마차에서 만난,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세금 잘 내는 선량한 서울시민들은 말한다.


 
권문용 본지 칼럼위원
 
 
 
 
 
 <필자 소개>
 권문용

 <출생 및 출생지>
 1943년 충남 연기군 정동면 청송리

 <학력>
 -경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석사
 -미국 ADL연구소 경영학 석사
 -행정고시 4회 합격

 <이력>
 -현)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강남구 구청장(3선 역임)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부이사장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장
 -경제기획원 투자심사과장

 <수상경력>
 -미국 대통령 감사장(2000년)
 -녹조근정훈장(1976)

기사입력: 2011/10/10 [15:05]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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