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고라?
<정인봉의 글 침(鍼) 쏘기>
 
정인봉 본지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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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봉 본지 칼럼위원.     ©아산톱뉴스
보도에 의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월8일 ‘안철수 신드롬’과 관련, “안철수 교수의 모습을 보면서 ‘아 우리 정치권에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방송 좌담회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스마트 시대가 왔는데 정치는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많은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고 특히 정치권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그 변화의 욕구가 아마 안 교수를 통해서 나온 것 아니겠느냐”며 “이것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정치권이) 발전적으로 변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내가 여의도와 거리를 두겠다는 것은 멀리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의도 정치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해 여야 정치권의 변화까지 언급하였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야당총재나 시민단체의 간부가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도대체 한나라당에 몸담으면서 그 공천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으로서 그같이 무책임한 발언을 하다니, 정치에 초연한 사람이 그저 정치권을 욕하면서 “그래 그럴 줄 알았다”고 하면서 고소해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제 대통령은 책임을 떠나서 무슨 정치권에 대한 정치평론가의 수준으로 떨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저 서울의 맥주집에서 시민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한심한 수준의 말이었다. 절로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정치권은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정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무책임한 시민단체들, 주둥이만 있고 손과 발과 영혼이 없는 그 시민단체들이 정당을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그 무참한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기성정치를 욕하면서 맡은 바 일은 내팽겨 치고 모두들 정치로, 정치로 나서는 들뜬 대한민국을 보면서 착잡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곧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정치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가 4년 동안 저지른 모든 잘못이 이렇게 모든 국민들의 불만으로 합쳐져 있는 것이다.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래 착수한 것은 박근혜에 대한 철저한 복수였다. 박근혜 본인을 죽이는 것보다 더 잔인하게 더 교활하게 반대파를 숙청하듯이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서 앙갚음을 했다. “그래 내 말 안 들으면 어떻게 되나 보자” 하면서 국회의원 공천과 고위공직자와 공기업의 인사에서 철저하게 박근혜의 씨를 말리려고 하였던 것이다. 이게 모든 악의 씨였던 것이다.

그 다음에 국회의원과 모든 공직자는 대통령 선거 때 나를 도왔는지에 따라서 철저하게 독식하였다. 오죽하면 집권 초기에 고소영이라는 말이 나왔을 것인가?

당시 대통령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1200년 전의 신라의 대왕인 것으로 착각하였던 것 같다. 이제까지 월급쟁이 사장으로 왕회장의 눈치만 보면서 살아 왔는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있다니 아마도 꿈만 같았을 것이다.

이처럼 국민을 무시하고 자기 맘에 드는 사람들만으로 채워 넣으면 나라가 잘 될 것으로 생각하였을 것이다.

하기야 그 주위에서 이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으니….

그리고 경제는 자기만 안다고 하면서 기업들을 일방적으로 편들었다. 돈 많은 사람들에게 세금을 깎아 주었다. 재벌들에게 편하게 해 주면 나라가 발전한다고 하면서 기업이 잘 되면 저절로 경제가 돌아가고, 서민들도 잘 살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그건 스스로의 거짓은 아니었을 것이다. 경제를 몰라서 그렇게 하였을 것이다. 경제를 안다고 하지만 월급사장으로서 망해도 망할 것 없는 상태로 대충 알았을 것이다. 원래 아주 모르는 것보다 대충 아는 것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인 것이다.

그토록 결점 많은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이상 그가 눈에 어긋나도 국민들은 참고 또 참았다. 그러나 참는 것도 한두 번이다. 인터넷에서 대통령에 대해서 별별 말들이 나돌기 시작하였다. 대통령의 밑천이 드러나기까지는 2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결국 따로국밥이 되었다.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대통령은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면 외고집인지 도무지 고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 백신을 만들어낸 안철수와 참여연대라는 이름의 시민단체를 빙자한 제3 야당세력까지 힘을 얻는 것이 아닌가?

만일에 어떤 집의 남편이 여자가 다른 남자와 간통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대로 두고 있다가 간통한 남자가 아주 집안에까지 바래다주러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게 제 정신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집의 애새끼가 불량하게 구는 것을 막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다가 심지어 엄마를 때리는 것을 보고 그 애비가 “올 것아 왔다”고 이야기한다면 그 애비가 제대로 된 놈인가?

한 마디 더 해 보자. 북한에 대해서 큰소리만 치고 방비를 소홀히 하다가 잠수함이 두 동강 나고 연평도가 쑥밭이 된 다음 대통령이 “드디어 올 것이 왔구만. 국방을 소홀히 하더니만…”이라고 이야기한다면 그 대통령은 정말 우리의 통수권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정치가 이 지경이 되도록 놓아 둔 것은 바로 대통령의 책임이다. 그런 비참한 사태가 왔는데도 대통령은 “올 것이 왔다”고 하면서 정답을 맞춘 철없는 학생처럼 문제의식이 없다면 이건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다. 윤보선 대통령이 5.16 군사혁명이 난 다음 “올 것이 왔구만” 이라고 혼잣말을 하였던 것이 생각난다. 이번 이 대통령의 ‘올 것이 왔다’ 라는 말은 그보다 더 치사하고 비겁하며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아! 제발 경제 공황이 온 다음에, 실업자가 거리에 넘쳐나고 북한이 휴전선을 쳐들어 온 다음에도 대통령이 뻔뻔하게 “올 것이 왔다”라면서 무책임한 이야기를 하지 않기만을 한가위 보름달에 대고 빌어 볼 뿐이다.

 
 <필자 소개>
 정인봉

 <학력>
 -경기고등학교 졸
 -서울대 법과대학 졸

 <이력>
 -제17회 사법고시 합격 (1975년)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 역임
 -현 변호사 활동 중
 -법률 무료상담소 운영 (1990년∼현재)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최초 헌법소원 제출, 서명운동 주도 (1999년)
 -한나라당 제 16대 종로구 국회의원 당선 (2000년)
 -방송통신대학교 영문, 중문, 불문학과 졸업 (1997~현재 국문학과 재학)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관철 (2003년)
 -한나라당 인권위원장 (2005~2006년)
 -신문악법 소송 승소 (2006년)
 -박근혜 전 대표 법률특보 (대통령 경선 2007년)

 <저서>
 ▲그래도 골목에는 꿈이 있다 ▲처리더쉽 (번역) ▲특허법개론 ▲세월을 담는 그릇

기사입력: 2011/09/10 [02:05]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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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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