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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철호 아산경찰서 공무원직장협의회장. © 아산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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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 들어 충남 아산시에서만 4건의 교통사망사고가 있었고, 그중 2건이 피해자를 방치한 채 가해 차량 운전자가 도주한 사건이었다.
긴급 대책 회의와 함께 홍보, 단속이 이어지고 있지만 10여 일 전의 집중호우와 그 뒤의 무더위 속에서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줄지 않았느냐, 단속 많이 한다고 사고가 줄어들겠느냐, 뻔한 홍보에 주민 반응도 없다”는 일부 경찰 동료들의 지친 목소리도 들려온다.
물론, 교통사고로 인한 희생은 전체적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1990년부터 94년까지 연평균 11,576명이었던 교통사고사망자가 30여 년 뒤인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2,760명으로 4배 가량 감소했다. 1년 동안 13,429명, 매일 37명이 거리에서 생을 달리했던 1991년의 끔찍한 역사가 다시 반복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뭔가 이상하지 않나?
1991년 4,300만 명에서 2024년 5,100만으로 800만 명 이상 인구가 늘었고, 차량 증가와 도로의 신설은 그 몇 배 일 터인데 어떻게 교통사고 사망자는 4배 이상 줄었을까?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이 선진화 되고 차량 제조업체의 자발적인 안전 성능 강화 노력 때문일까? 물론, 중요한 원인이지만 그 흐름의 가장 큰 견인 요인은 바로 국가 정책, 즉 공직자들의 인식 변화라고 생각한다.
2000년대 초반 ‘교통사망사고 절반으로 줄입시다’라는 김대중 정부의 선언이후 여러 차례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위반에 대한 처벌 확대와 차량 안전 성능 개선 투자 유도, 교통 안전 시설 투자 증대, 2016년 안전속도 5030으로 안전속도 체계 유지, 2018년 안전띠 착용 의무화 강화에 민식이법 등을 통한 보호구역 투자 증대 등 관심과 예산 투입이 큰 틀에서의 사고 예방의 핵심이었다.
운전자에 대한 단속과 안전운전 홍보 등 소프트웨어적 상시 노력과 함께 대규모 교통안전시설 투자와 관련 법령 개선 등 하드웨어적 골격 변화가 함께 해야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 논의의 폭을 줄여 내가 살고 있는 충청남도의 상황도 알아보자.
2024년도 전국의 교통사고사망자는 2,521명으로 2023년도보다 30명 감소했지만, 충남은 203명에서 234명으로 31명이 증가했다. 전국 10곳의 도단위 광역지방자체 단체 중 3곳 만이 교통사망사고가 증가했는데, 충남이 15.3%로 제주 6.7%, 전북 1.8% 증가와는 그 격차가 크다.
교통사고사망자 감소를 위해 노력한 충청남도의 공무원들이나 경찰·소방관들에게는 서운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전국의 모든 공직자들이 교통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데 왜 유독 충남의 교통사망사고가 대폭 증가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어제 동료들에게 “아산시에서 1년에 교통안전관련 시설 투입 예산이 어느 정도일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10% 정도일 것 같다”는 대답이 중론이었다.
얼마 전 아산시청 공무원으로부터 약 100억 정도가 교통행정과 시설 관련 예산이란 말을 전해 듣고 대단하다고 놀랐는데 1조 8천억 아산시의 본 예산과 비교해 보니 고작 0.56% 수준이었다.
30여 년의 경찰 생활 동안 내가 경험한 교통사망사고 예방 대책은 유관기관 합동회의, 단속과 홍보 강화 등의 반복이었다. 대부분 사람의 활동일 뿐 돈의 움직임은 플랭카드, 홍보 전단지 등 몇 푼이었다.
충남도와 15곳의 시·군, 충남을 관할하는 도로관리 기관의 교통 관련 예산이 얼마인지, 예산 투입과 사고의 상관관계는 어떠한지, 어떤 부분의 강화가 실질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 어떤 인터넷 검색으로도 찾을 수 없었다.
충남경찰청과 15곳의 경찰서에서 각 자치단체 예산 상황을 서로 공유라도 하는지 각종 공문은 물론, 어떤 내부 자료에서도 접한 기억이 없다.
물론 복지, 환경 등 자치단체의 예산은 고르게 집행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은 국가의 우선 책무다. 작년 전체 사망자 2,521명 중 절반이 넘는 1,299명이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어린이 교통사고 역시 꾸준하다.
교통사망사고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도로 이탈 예방을 위한 가드레일 증설, 곡각지 충격완화장치 보강, 시골 지역 보행로 확대, 어린이·노인 보호구역 정비, 속도 감소를 위한 무인카메라 신설, 주택가 속도 저감 시설 증대 등 모두 예산 투입이 필요한 항목이다.
특히 도로안전 시설은 설치 보다 그 유지와 보수 즉 관리에 안정적인 예산 투입이 절실하다. ‘민식이 법’ 등으로 급하게 보호구역을 몇 곳 신설은 했지만, 관리가 부실하다면 오히려 더 큰 사고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각 자치단체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아산시를 포함해 충남의 15곳 시·군과 충남도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교통관련 비중을 확대, 고정화하고 이를 유지, 발전시키겠다는 굳건한 의지와 실질적 집행으로 이어진다면 분명 교통사망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경찰 역시 단속 강화, 홍보 확대 등도 꾸준히 필요하겠으나 우리 지역의 자치단체가 얼마의 예산을 책정해 실제 집행하는지, 어느 곳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지 정확한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서로 소통하는 새로운 노력도 필요하다.
노력과 결과가 항시 비례 할 수는 없지만 주민의 목숨이 연관되었다면 분명 가시적인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
교통사고가 감소하는 지역은 분명 특별한 공직자들이 노력이 있을 것이다.
충청남도가 왜 다른 자치단체보다 도로에서의 희생이 감소하지 않는지 나를 비롯한 충남의 공무원 모두가 반성하며 다른 지역의 노력들을 공부하고, 특히 충청남도부터 교통안전시설 관련 예산 내역을 세밀히 검토한 뒤 만약 부족하다면 과감히 증액하고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과 그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노력을 단체장과 여러 국가기관의 지휘부에서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오랫동안 교통 관련 업무를 해 오면서 교통사망사고 소식 때마다 비참한 심정이지만 상대적으로 교통안전시설 확대는 더딘 듯하여 아쉽다”는 시 공무원의 넋두리를 되새기면서도, 설마 도로에서 사람 목숨 살리는 데 자치단체 전체 예산의 1%도 배려받지 못한다는 전언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다.